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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녀를 위해 지은 남양주 55평 복층 스틸하우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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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꺾지 못하는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의 원인을 우수한 교육 환경으로 꼽는다. 오죽했으면 강남 8학군의 교육 현실을 풍자한 〈맹부삼천지교〉라는 영화까지 나왔을까. 그런데 여기 아이들에게 티 없이 맑게 뛰놀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고자 열린 전원을 찾은 이들이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수산리에 자리한 55평 복층 스틸하우스에 거주하는 신재용(37세)·윤수정(39세) 부부다. 집과 텃밭 사이에 정성스럽게 만든 갖가지 놀이시설을 보고는, 언뜻 ‘부업으로 놀이방을 하나’ 생각했을 정도다. 집 구조도 판에 박은 듯한 기성복이 아닌 이들 가족만을 위한 맞춤복이기에 곳곳에서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수산리
·부지면적 : 424평(1,401㎡)
·대지면적 : 200평(661㎡)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건축면적 : 55평(1층 33평, 2층 22평)
·외벽마감 : 시멘트사이딩+시더 찬넬 사이딩
·지 붕 재 : 사각 아스팔트 슁글
·내장마감 : 실크벽지, VIP도장
·바 닥 재 : 원목 온돌마루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페치카(보일러 겸용)
·식수공급 : 지하수
·시공기간 : 2006년 4∼7월
설계 및 시공: NZ 하우징
031-511-5042
www.nzhousing.net

서유구는 《임원경제지》에서 “사람의 주거지는 높고 청결하며 훤히 트여야 한다”고 했다. 바로 이 집에서 그러한 느낌을 받았다. 뒤는 천마산이, 옆은 주금산이 그리고 저 멀리 축령산이 에두른 분지형 지세地勢라 평온해 보인다. 더욱이 좌측 골 깊은 산자락을 헤집으며 내려가는 계곡에는 맑은 물이 끊이질 않는다. 신재용 씨는 이 계곡의 물을 끌어들여 넓은 마당 한쪽에 연못을 멋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층고(최고 6.84m)가 높아서일까?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에다 시더 찬넬 사이딩으로 변화를 꾀하고 물매 가파른 경사지붕에 아스팔트 슁글을 인 집이 마치 부봉처럼 느껴지는 것은…….

전원생활=노후생활, 그 벽을 허물다

신재용·윤수정 부부는 6년 전부터 남양주시 수동면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요즘 추세가 그렇듯이 이들 부부도 ‘전원생활 = 노후생활’이란 등식을 깨뜨린 지 오래다. 어린 아이들의 정서 함양은 물론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젊을 때 전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신재용 씨는 당시만 해도 이곳에 안주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고.

“생활의 근거지인 안양에서 가까운 안성을 생각했는데 산이 적은 편이라 마땅한 땅을 못 찾았어요. 용인도 알아봤지만 맘에 드는가 싶으면 지가地價가 비싸 엄두가 나지 않았고요. 그러던 차에 수동면 입석리에 전세로 나온 집을 알게 됐지요. 처음엔 안양과 너무 멀어서 망설였지만, 일주일을 오가다 보니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아서 이주했지요.”

전원 속의 집을 전세로 얻는다는 것은 전원생활 새내기에겐 현실적인 판단일지도 모른다. 막연한 꿈을 좇아 산수山水 간에 덩그렇게 집을 지어 놓고 한두 해 살다가 적응을 못해 도시로 U턴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전원생활에 자신감과 만족감을 느끼자, 이번엔 이곳 수동면 수산리에 매물로 나온 조적집을 매입했다. 윤수정 씨는 전원에서 살다 보니 이젠 도시로 못 나갈 것 같았다고.

“처음엔 주변에 친구들도 없고 무료해서 적응하느라 힘들었어요.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야 학부모 모임이다 해서 비슷한 또래들이 생겼지요. 지금은 도시로 나가라고 등을 떠밀어도 안 나가요. 탁 트인 곳에서 살다 보니 도시에선 하루도 못 견딜 정도예요. 얼마 전엔 부모님이 사시는 대림동 아파트에 갔다가 답답해서 잠까지 설쳤어요.”

그럼 아이들의 교육은 어떨까? 두 아이가 다니는 가양초등학교는 한 학년이 한 반으로 전 교생이 120명이다. 한 반에 20명인 전원 속 작은 학교라 교육 지도나 시설 면에서 도시의 웬만한 초등학교보다 낫다고. 더욱이 수동에서 마석까지 나가는 길에는 중·고등학교가 많기에 아이들 교육에는 구애를 안 받는다는 것이다.

전원생활 맛부터 보고 집 지어

신재용·윤수정 부부는 조적집을 팔기로 하고 6개월간 땅을 보러 다녔다. 남이 살던 집이라 가족 구성원으로나 취향으로나 안 맞았기 때문이다. 윤수정 씨가 평일에 몇 군데의 땅을 골라 놓으면 신재용 씨는 주말에 두세 곳씩 둘러보았다. 이 땅은 윤수정 씨가 아이 셋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좋게 본 동네 어르신들의 소개로 알게 됐다고.

신재용 씨는 땅을 장만하고는 집을 직접 지으려고 했다. 그는 비계 구조물 해체 및 건축 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인 (주)벽성그린산업의 부장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집을 허무는 일이 아닌 집을 짓겠다고 맘먹은 것이다.

“직업상 건축재를 쉽게 구할 수 있기에 경량철골조로 집을 손수 지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더군요. 이것저것 비용을 산출해 보니 전문 건축업체에다 맡기는 편이 더 낫겠다 싶어 포기했지요. 남양주시 화도읍에 자리한 NZ하우징은 단순히 상담 차원에서 전화를 했다가 그게 인연이 됐어요. 나도 공사 발주를 할 때는 여러 업체의 견적을 받아서 비교 검토를 하기에 잘 아는데 NZ하우징만한 곳이 없었죠.”

NZ하우징 김지홍 대표는 신재용 씨에게 한번 짓는 집 스틸하우스로 제대로 짓자고 제안했다. 부족한 것은 서로 채워 가자는 제의와 함께… 건축 설계와 시공, 인테리어 업체인 NZ하우징은 재건축도 하기에 신재용 씨하고는 여러모로 통하는 데가 많았다. 신재용 씨는 나름대로 주택 관련 책을 보면서 스틸하우스 구조가 눈에 들어왔던 터라 제안을 받아들였다.

가족의 보금자리는 맞춤복으로

신재용 씨는 설계 시 아이들의 공간을 분리하고 방은 작더라도 거실만큼은 큼직하게 내달라고 요구했다.

“전원에서 생활해 보니 우리 부부가 젊고 아이들이 어려서 그런지 주로 거실에서 생활하지요. 그래서 거실을 넓게 빼 달라고 요구했어요. 또한 아이들 공간과 부부 공간을 층으로 분리할 것도 잊지 않았고요. 아마 이 집은 우리 가족만의 공간이기에 다른 가족에겐 안 맞을 거예요. 그만큼 우리 가족의 취향을 꼼꼼히 반영했지요.”

NZ하우징의 김지홍 대표는 처음 땅을 보고는 몇 번씩 방문했을 만큼 탐났다고.

“사실 이 근처에서 집 옆으로 물이 흐르는 땅은 드물어요. 문제는 한쪽 면이 산에 막혀 해가 덜 든다는 점인데 일조를 고려해 방향을 틀자니 전망이 안 나왔지요. 그런 이유로 각각의 공간을 동북향으로 길게 배치하고 천장에 스카이라이트(Sky Light)를 설치한 거예요. 창호도 밖을 내다볼 때 마치 풍경화를 보는 듯한 분위기를 내고자 과도하다 싶게 뚫었고요.”

무엇보다 이 집의 특징은 고가 높다는 점이다. 특히 홀 부분은 2층에 다락방을 더 내고자 법규 한도 내에서 최대한으로 높게 잡았다. 자녀가 딸 둘에 아들이 하나이기에 2층에 방을 2개 냈는데, 나중에 딸들이 자라면 방이 좁을 수 있기에 다락방을 드린 것이다.

1층에는 전면으로 트인 복도를 사이에 두고 드레스-룸과 전용 욕실이 딸린 부부 침실과 거실을 분리시킴으로써 각기 다른 성격의 공간 간섭을 피했다. 넓은 거실은 개방감을 주고자 오픈시키고 천장의 일부를 반자板子로 처리한 점이 특이하다. 소파가 놓인 공간이기에 답답함보다는 오히려 안정감이 느껴진다. 자연 2층에 그만큼의 작은 거실이 생겨났는데 이 공간은 언제든지 방으로 개조할 수 있다.

이 집은 주 난방으로 기름보일러를, 보조 난방으로 페치카(보일러 겸용)를 땐다. 신재용 씨는 기름 3드럼(300리터)으로 한 해를 날 만큼 단열성이 빼어나다고. 김지홍 대표는 스틸하우스 구조의 우수한 단열성에다 외단열 공법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란다.

“이 집은 열반사지를 이용한 외단열 공법으로 시공했어요. 인슐레이션, 구조용 판재(O.S.B), 방습지(타이벡), 열반사지, 시멘트 사이딩순으로 말예요. 물론 인슐레이션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단열을 확실하게 푼 것이죠.”

신재용 씨는 예전에 살던 집하고 이 집은 무엇보다 구조에서 비교된다고. 콘크리트나 조적조도 지금은 단열이나 방수가 잘 된다지만 아직도 차이가 많다는 것이다.

“작년에 비가 상당히 많이 왔지요. 올해도 그랬지만… 그런데 이 집은 전에 살던 집과 달리 습기가 전혀 없어요.”

이들 부부처럼 전원주택을 전세에서 매입으로 그리고 직접 지은 예는 그리 흔치 않다.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전원생활이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교과서를 보는 듯했다. 자연을 이해하는 가운